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심장이 새만금에서 힘차게 고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약 9조 원 규모의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전북특별자치도에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전북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기술력과 자본을 새만금의 잠재력과 결합하여, 대한민국을 수소 중심 경제의 글로벌 메카로 도약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신속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에너지 대전환을 뒷받침할 충분한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 확보이며, 둘째는 생산된 에너지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유연한 전력 체계 구축입니다.
1. 새만금 외곽 농업진흥구역을 ‘재생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정부는 최근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공급 계획을 기존의 7GW에서 12GW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우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첨단 제조업이 결합된 글로벌 그린 산업 클러스터와 스마트 수변도시에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최소 20GW 이상의 공급 역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해결해야 할 사안은 바로 ‘깨끗한 수질’입니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자원은 그린 수소 생산의 필수 원료입니다.
그러나 농경지 비점오염으로 인한 수질 저하는 수자원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새만금 수변도시의 정주 여건과 미래 경쟁력을 저해하는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질개선과 재생에너지 확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전향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새만금 외곽 농업진흥구역을 ‘새만금 재생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지역 농경지에 ‘휴경(休耕)을 조건으로 한 태양광 발전’을 허가한다면 △농민의 안정적 소득 보장 △농경지 비점오염의 획기적 차단 △대규모 재생에너지 확보 △수변도시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일석사조(一石四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화된 물과 청정 전력이 결합한 수소 생산 모델은 오염원을 자원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물순환 기반 에너지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2. 새만금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또 다른 현실적 과제는 전력 계통 접속 문제입니다.
그간 1.2GW 규모의 새만금 수상 태양광 1단계 사업이 지연된 주요 원인도 계통 용량 부족에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2월 초 이재명 정부의 신속 추진 의지에 힘입어 관련 기관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정상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한전 계통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기업에 실시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의 경직된 중앙집중형 전력망에서 벗어나, 지역 내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에너지 운영 모델이 시급합니다.
이를 해결할 열쇠는 바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기반한 에너지 자치권의 확보입니다. 즉, 새만금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하여,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을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마이크로 그리드를 결합하여 24시간 중단 없는 전력공급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그린 수소 실증 모델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분산형 시스템은 국가 전력망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RE100 산단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해서 그동안 수도권으로만 몰리던 기업투자를 새만금으로 유인하는 획기적인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
맺음말: 현대차그룹을 ‘공동 설계자’로 예우해야
이제 정부와 전북자치도는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입주 기업이 아닌, 새만금 산업 생태계를 함께 그려가는 ‘전략적 파트너이자 공동 설계자’로 대우해야 합니다.
기업이 지역 산업 구조를 함께 만들어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지역발전과 산업 경쟁력이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과감한 제도적 특례는 새만금을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테스트베드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앵커 기업의 혁신적 투자가 지역 중소기업의 참여와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그 출발점은 바로 에너지 자립과 주권을 선언하는 정책적 결단에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시계는 오늘도 새만금의 골든타임과 맞물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기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수질개선, 재생에너지 확보, 그리고 수소 산업의 수직적 구조가 어우러지는 최적의 공간은 오직 새만금뿐입니다.
‘새만금 2대 특화지역’ 지정이 대한민국을 세계 수소 경제의 중심국으로 도약시키는 결정적 승부수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