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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조선소, 새 주인맞아 K-조선 거점 도약 채비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6.03.15 14:08 수정 2026.03.15 14:08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HD현대중공업, 자산 양수도 MOA
세계 최고수준 설계용역·원자재구매대행·스마트 기술 지원

9년 가까이 멈춰 있던 군산조선소의 망치 소리가 새 주인을 맞아 다시 울릴 채비를 갖췄다.

3월 13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서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본사에서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양사가 '조선소를 넘긴다·받는다'는 의향을 공식 문서로 확인한 것으로, 최종 계약은 실사(현황 점검)를 완료한 뒤 별도로 진행된다.
↑↑ MOA 체결식

인수를 추진하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국내 최고(最古) 조선사인 HJ중공업의 모회사로, 조선 설계·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산조선소를 신조 선박 건조가 가능한 완전한 조선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합의를 통해 향후 3년간 자사의 블록 제작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지속 발주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용역 제공, 원자재 구매 대행, 자동화·스마트 조선소 관련 기술 지원도 함께 뒷받침된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블록 생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공정·동선·설비 등을 정비해 단계적으로 신조 선박 건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용 면에서는 현재 군산조선소에 근무 중인 사내협력사 인력 806명의 고용이 그대로 승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 직영 인원 199명은 울산 본사로 재배치된다. 전성기에 4,000여 명이 일하던 군산조선소가 신조 선박 건조로 역할을 넓혀간다면 지역 고용과 경제 회복에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조선소는 HD현대중공업이 2010년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80만㎡ 규모로 건립했다. 2017년 조선업 경기 침체에 따른 물량 감소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5년여 만인 2022년 10월 일부 재가동에 들어가 현재 연간 약 10만 톤 규모의 선박 블록(선체 조각)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독자적으로 완성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 본연의 기능은 아직 되찾지 못한 상태였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합의각서 체결을 10년 가까이 염원해온 숙원에 마침내 탄력이 붙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이후 해상 물류비·인력 양성·고용 지원 등에 375억 원을 투입하며 무너진 조선업 생태계를 꾸준히 복원해 왔고, 조선업 협력사 195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안정자금 270억 원도 별도로 지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정부가 역할만 제대로 하면 군산 조선업은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히며 조선산업 재건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인수 합의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군산조선소 완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는 이번 인수 합의를 군산조선소를 'K-조선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발판으로 삼아 중앙 부처와 협력해 인력 양성, 세제 지원, 고용 보조 등 행정·재정적 뒷받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번 합의각서 체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전북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군산조선소를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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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블록공장 탈피 선박건조 조선소로 기능 기대
 
군산에서 10년 가까이 '반쪽짜리 조선소'로 불려 온 공간이 완성선을 띄울 준비에 나섰다. 블록 공장에서 완성 선박을 직접 건조하는 조선소로의 전환, 전북이 오랫동안 꿔온 꿈이 마침내 실체를 얻고 있다.

◇ 10년 만에 되살아나는 군산조선소의 심장=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합의각서 체결 소식은 전북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단순히 조선소 주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완성된 선박을 직접 건조하는 조선소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완성선 건조가 재개되는 날, 고용 창출과 인구 유입, 협력업체 재건이라는 선순환이 비로소 가동된다.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전북이 거의 10년에 걸쳐 염원한 군산조선소 완전 재가동이 처음으로 현실의 문턱에 선 것이다.

군산조선소는 전성기에 4,000명 가까운 인력이 일하던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다. 가동이 멈추자 군산과 전북의 조선업 생태계는 빠르게 붕괴했고,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폐업하면서 숙련 인력도 뿔뿔이 흩어졌다. '조선소만 살면 지역도 산다'는 절박함이 그 어느 도시보다 깊이 새겨진 곳이 바로 군산이었다.

◇ 375억원으로 쌓아 올린 3년의 기반= 전북자치도는 2022년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을 이끌어낸 뒤 생태계 복원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핵심 축은 해상 물류비 지원이었다. 군산에서 생산된 블록을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운송하는 비용의 60%를 도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실제 지원된 물류비만 289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인력 양성 49억, 고용 지원 28억, 숙소 임차비·통근버스 운영 등 복지 지원을 합산하면 총 지원 규모는 375억 원을 웃돈다.

지역 업체 비중도 해마다 뚜렷하게 높아졌다. 블록 운송을 담당하는 지역 해운사 비중은 2023년 29%에서 2024년 65%, 2025년에는 74.4%까지 상승했다. 지원금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도내에서 순환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조선업 협력사 195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안정자금 270억 원도 무너지기 직전의 협력업체 생태계를 지탱하는 데 힘을 보탰다.

고용 회복세도 수치로 확인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재가동 이전인 2022년 하반기 군산시 취업자는 13만 1,000명이었으나 2025년 하반기에는 14만 2,000명으로 1만 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같은 기간 56.6%에서 61.5%로 4.9%p 올랐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7.5%p 상승해 40.6%를 기록했다.

◇ 전북이 맞춤형 지원 설계 기업 붙잡아= 이번 인수 합의 뒤에는 전북의 오랜 노력이 담겨 있다. 2022년 협약 체결 이후 도는 기업이 군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물류비·인력 양성·고용 보조 등 맞춤형 지원을 설계하고 집행해 왔다.
전북자치도는 기업의 리스크를 인정하는 대신 재정 지원으로 가동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군산조선소는 멈추지 않고 운영되면서 생태계 복원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의 인수 의향 동시에 도는 군산조선소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도의 지원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행정적 뒷받침에 나섰다. 도는 이번 매각을 가동 중단이 아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경영 주체의 전환으로 규정하고, 새 경영진이 군산에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 신조 선박 건조로 가는 길…과제와 전망= 당면 과제는 신조 선박 건조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향후 3년간 현재 수준(연 10만 톤)의 블록 생산을 이어가면서 공정 흐름·동선·설비를 신조에 맞게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이 설계·기술 지원을 약속한 만큼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력 수급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완성 선박 건조에는 설계·의장(선내 장치 설치)·도장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도는 산업부 조선산업 현장 전문인력 양성(연 100명), 도 특수 분야 전문인력 집중 육성(연 30명), 군산시 조선업 전문기술 인력 양성(연 80명) 등 연간 210명 이상을 배출할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어 인력난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군산조선소가 완성선을 직접 건조하는 날, 전북 조선업의 진짜 부활이 시작된다"며 "10년을 기다려온 군산 시민과 협력업체들에게 반드시 그 결실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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