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장관들, 그리고 전북도민이 한자리에서 마주 앉아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 2월 27일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관계부처 장관, 지역 국회의원, 도민 등 280여 명이 함께한 ‘전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9개월여만의 일이다.
‘지능형 산업 혁신과 에너지를 대전환으로 여는 미래 전북’을 슬로건으로 아래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전북의 미래 발전 비전을 공유하고, 도민과 정부가 직접 소통하는 열린 정책토론 형식으로 기획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전북은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격차 속에서 삼중 소외를 겪었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제 균형발전은 배려가 아니라 국가 생존전략”이라며 “새만금과 전북의 미래 산업 전략을 시대 변화에 맞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실현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전북과 함께 논의하겠다”면서 “전북을 인공지능, 로봇,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의 거점으로 키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1부-미래 성장 전략, 부처별 청사진 제시
1부 행사에서는 부처별 전북 발전 전략이 제시됐다. 참석한 장관들이 분야별 전북 성장전략과 국가 지원방향을 차례로 발표, 소개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은 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과 새만금 재생에너지 기반 미래도시 구상, 연내 2차 공공기관 이전 및 전주권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전북을 혁신 공간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추진과 푸드테크 산업 육성, 헴프산업 등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해 전북을 K-푸드 세계화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충과 산업용수 공급 계획을 밝히며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기반 전략산업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언급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피지컬 AI와 로봇, AI 정밀검사 기술을 중심으로 전북을 제조 AX 실증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히 새만금 사업과 관련, “기존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지,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희망고문식 접근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과 효율성을 따져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북도민과 전문가의 폭넓은 토론을 제안했다.
이어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활용 방식과 산업 배치전략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행사 현장에서 질의 답변으로 오갔다.
◇ 2부–도민 목소리, 정책 무대에 오르다
2부 행사에서는 전북도민과 전문가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지역 현안을 제안했다.
청년일자리, 농생명산업 고도화, 광역교통망 확충,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방안 등 생활과 밀접한 의제가 제안됐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잘 정리된 자료는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며 “핵심 의견을 중심으로 토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현장 질의에 대해 구체적 검토 의지를 밝혔다.
전북자치도는 이번 타운홀미팅을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농생명·푸드테크, 피지컬 AI, 광역교통망 등 도 전략 분야가 정부 정책과 맞물려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북의 산업기반을 미래 첨단산업과 연계해 구조전환을 가속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전북자치도는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발표된 과제가 실행 단계로 이어지도록 후속조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번 자리는 도민의 목소리를 정부에 직접 전달하고, 국정 방향과 전북의 발전전략이 같은 궤도 위에 있음을 확인한 계기였다”며 “이른바 ‘삼중소외’에 대한 우려도 국가 전략 속에서 전북의 역할이 뚜렷해지면서 해소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전북의 전략과제들이 국가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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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2월 27일 현대자동차그룹 투자 유치와 대통령 타운홀미팅 관련해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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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들 제안에 대통령-장관 답변…평가는?
‘전북의 마음을 듣다’ 제목으로 진행된 ‘전북 타운홀미팅’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이다.
현대자동차 새만금 9종원 투자협약식에 이어 타운홀미팅으로 이어진 일정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컸다는 평가다. 또한 대통령 뿐 아니라 과학기술·산업·에너지 등 핵심 부처장관들이 함께 자리에 참석해 전북의 미래 산업과 직결된 각각의 정책 구상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AI와 피지컬 AI,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략, 식품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구상까지 제시됐다. 정부는 전북을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한 축으로 세우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큰 방향은 던져졌다.
전북 입장에서는 이를 구체적인 실행 약속으로 전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하지만 사전 추첨으로 선정된 도민 200명과 함께한 2시간여의 타운홀미팅이 끝난 뒤, 평가는 엇갈렸다. “보따리는 가득했는데,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도민과의 대화에서 인구 감소, 농어촌기본소득, 송전선로 갈등, 청년농업인 정착 문제 등 지역 현안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북에 절박한 사안들이다. 다만 대통령과 복수의 장관이 동시에 참석한 자리라는 점에서, 이미 발표된 사업의 세부 설계와 단계별 이행계획을 구체적으로 따져 묻는 질문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주에서 참석했다는 한 시민은 행사 직후 “이 정도 자리였다면 일정과 예산에 대한 확답을 끌어냈어야 했다”며 “발표된 내용이 이행되면 오늘 제기된 문제 상당수는 풀릴 수 있는데, 그 지점을 분명히 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직접 온 자리였던 만큼 우리도 더 치밀한 질문을 준비했어야 했다”며 “비전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짚어냈다면 훨씬 의미 있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피지컬 AI 사업과 관련해선 1년 단위 고용창출 규모, 지역 대학·기업과의 연계구조, 국가 예산 반영 시점, 전북도의 추가 재정 부담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 비전이 제시된 만큼, 그 사이를 채울 연차별 계획과 수치, 제도적 지원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평가다.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지원, 전주·완주 통합, 5극 3특 전략과 연계한 지원방안 등 굵직한 현안 역시 구체적인 질문이 없었다.
이날 행사 실황을 지켜본 도민들 일부는 “대통령의 명시적 언급이나 조건부 지원 약속이 나왔다면 향후 논의의 지렛대가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타운홀미티에서 중앙정부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지만, 전북이 무엇을 구체적으로 받아냈는지를 분명하게 남기지는 못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