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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歲月閑談>장밋빛 새만금, 여전히 희망고문인가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6.01.15 10:17 수정 2026.01.15 10:17

▮필자 조남수 작가․칼럼니스트

세계 최장의 방조제 33㎞로 만들어진 간척지 1억2000만평을 품은 새만금은 전북도민의 꿈과 열망이 있었다.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있었고 공사중단의 아픔도 있었지만, 최종 대법원의 승소판결을 이끌어 낼만큼 전북도민들은 단결하였고 한마음으로 추진하였다.

새만금이 가지는 지정학적 위치를 들어 동북아물류 중심도시로 만들어지는 희망을 가졌으며 넓고 광대한 땅에는 갖가지 개발 청사진이 그려졌다. 그러나 속도감있게 개발되지 못했고, 담수호의 수질오염은 해수유통 논란을 불러왔다. 또한 간척지 매립 비용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도 못하였다.
 
직간접으로 관련된 중앙부처와 지자체, 농어촌개발공사의 개발계획이 난립하면서 이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기관이 필요해 만든 것이 총리실 산하의 새만금위원회였다. 이곳에서 정책수립을 하게 되었고, 개발업무를 전담할 새만금개발청이 2013년 출범됐다.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여야 후보들은 어김없이 새만금을 들러보고 도민에게 장밋빛 희망을 심어주었으나, 대통령이 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잊어버려 새만금 개발은 중요 국가사업에서 밀려나 있어 가시적인 효과가 없이 세월만 흘러가 버렸다.
 
2025년말, 이재명 대통령은 세종시에서 개최된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을 두고 “지역민에 대한 희망 고문이 아니냐”라고 지적하였다. 지난 35년간 15조원이 투입되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상황을 빗대면서 한 소리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새만금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개발론과 환경론이 부딪히고, 기본계획이 여러 차례 바뀌고, 중앙부처마다 각기 개별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예산은 없고 각가지 선심성 개발 약속을 지적한 것이다.
 
부지매립 완료율이 40%에 지나지 않은데, 나머지 60% 호소수(湖沼水)를 매립해야 하는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해상 태양광 패널을 검토하겠다는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보고가 다시 한 번 도민을 경약케 했다.
 
이제 새만금은 들자니 뭐하고, 놓자니 뭐하는 꼴이 되었다. 이래저래 방법이 없으니 새만금개발청장은 대통령의 지적에 “내년(2026년)에 기본계획 재수립을 검토하겠다”라고 하여 근본적으로 사업의 대상과 규모를 조절하겠다고 한다. 한 마디로, 이제부터 전북도민에 대한 희망 고문하지 않도록 개발사업을 축소시켜 지역민이 새만금에 거는 기대치를 낮출 것으로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각 시도를 순회하면서 지역현안을 듣는 타운홀 미팅 행사가 전북만 빠진 것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도민의 통일된 의사와 합의 결정이 안 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잼버리대회가 실패한 후 새만금국제공항의 기본계획 실시 취소소송이 행정법원에서 인용되고, 전주․완주 통합도 양측이 합의점을 못참고 서로 대립하다 지방선거 이후로 물 건너가고, 새만금 신항의 관할 문제로 군산시와 김제시가 서로 ‘자기 것’이라고 소송하고 재판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깊게 패인 민심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할 것이다.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도시로 선정되었으나, 도시로서 국제적 인지도나 경기장 등 각 인프라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다 보니, 대통령의 전북 방문 무산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1991년 기공식을 가진 새만금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전북 순시에서 공약된 사업으로, 1억2000만 평의 새 땅이 전북에 만들어져 낙후 전북이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전한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당시 동시에 사업이 시작된 상해 푸동지구가 중국 동부연안의 중심 항만 산업지구로 천지개벽되면서 새만금은 비교되기 시작하였다.
 
새만금은 처음에 100% 농업용지로 개발계획된 간척지였지만, 전북발전에 맞게 복합산업용지로 바꾸는 기본실시계획이 변경되면서 농업용지 30%, 복합산업용지 70%로써 전북도민들에게 개발의 꿈을 부풀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치권력 언저리에 머물던 전북정치권의 힘은 약했고, 추진동력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속 1,000㎞로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초고속교통수단(하이버튜브) 실증연구단지를 추진하였으나 예비타당성을 통과하지 못했다. 미래의 에너지 핵융합연구실증연구단지 부지 선정을 신청하였으나 전남 나주로 가버렸다.
 
실현성 없는 민자를 유치하여 매립하여 땅을 만들지 못하니 세월만 보냈고, 매립 예산이 없으니 이제 와서는 매립 대신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여 신재생에너지 거점을 만들겠다고 한다. 매립할 부지와 농생명단지 유휴부지를 긁어모아 태양관을 깔아 10기가 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하고 방조제를 허물고 그 자리에 0.2기가와트 조력 발전소까지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종합레저관광단지와 카지노, 2차전지특화단지. RE100 산업단지. 스마트그린산단. 데이터센터, K푸드수출허브단지, 서해안 마리나 크루즈항만 등 푸짐한 입발림에 도민들은 크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너무나도 많은 희망 고문을 당했기 때문이다.
 
개발도 선택과 집중이 되어야 한다. 많은 것을 집어넣다 보면 특색이 없고 난개발이 되기 쉽다. 너무나 큰 땅이 생기고 힘 있는 중앙부처들이 관여하다 보니 전북도청은 주도적으로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매립하지 못한 공유수면 60%를 태양광으로 덮겠다는 것은 전북의 새만금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중국 양쯔강 하류의 상하이 인근 작은 어촌 푸동에 공항이 생기고, 물류항구가 만들어짐으로써 중국 동부연안 물류를 견인하는 도시가 되었다. 새만금도 물류 중심으로 개발의 방향을 설정해야만 했다. 중국 동부 연안 항만물류를 새만금 신항으로 유치하여 환적 화물의 교역중심도 가능한 일이었다.
 
새만금 국제공항도 2500m 활주로 한 본이 아닌 4,000m 2개를 갖는 화물공항의 역할을 추진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이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다. 계획에 있던 매립할 공유수면을 태양광으로 덮고, 매립을 안 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규모를 축소시킨다는 의미이다. 이제 또다시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한다고 한다.
 
새만금에 35년간 걸었던 전북도민의 기대가 훠이훠이 날아가고 있다. 고맙게도 희망 고문을 안 당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고마워야 할지, 울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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