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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歲月閑談>무너진 지방상권…공실율 史上 최고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5.12.10 10:01 수정 2025.12.10 10:01

▮필자: 조남수 작가․칼럼니스트

전남 동남부에 가면 자랑하면 안 되는 세 가지가 있다.
‘벌교에서는 주먹자랑하지 말고, 여수가서는 돈자랑 하지 말고, 순천가서는 인물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여수가 돈이 많게 된 이유는 해상무역과 어업의 힘이 컸으며, 여수국가산단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오면서이다.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라는 우스개는 그만큼 활력 있는 도시를 지칭한 것이다. 그래서 2012년 엑스포 세계박람회까지 개최한 도시다.
 
그러한 여수가 석유화학의 몰락으로, 호황을 누렸던 유흥가에 사람들 발길이 끊겼으며 시내 중심상가는 상업용 공실이 전국 평균의 3배를 웃돌고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중의 하나인 석유화학 나프타 에틸렌이 중국산의 저가 공세에 무너지자, 여수시가 그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수출이 줄어드니 수 많은 협력사가 일감이 줄어들고, 가동을 중지하니 그 후유증이 소비절약과 경기침체를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위기는 비단 여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북 포항은 대한민국의 철강 중심도시이다. 여기에도 중국의 저가 철강과 미국의 관세 충격, 건설경기 악화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이 값싼 전기로 생산한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인해 수출은 막히고 국내 철강 가격은 내려지고 서로 간의 출혈경쟁에 빠져 들었다.

원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은 늘어나는데 철강 가격은 떨어지고 부동산 경기침체로 건설사 주문도 줄어들었다. 산업의 쌀이라는 철강은 한국이 세계 6대 생산국이다. 많은 철강 강소기업들이 문을 닫거나 휴업을 하기 시작했다. 흡사 한국판 러스트벨트(미국 북부의 쇠락한 공업지역)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포항시내 중심 상권도 깊은 불경기 수렁에 빠지게 된 것이다. 네 집 중 한 곳이 비었으며, 중앙상가 거리의 공실율은 약 35%로 전국 평균의 약 2.6배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단의 쇠퇴는 지역 경기에 직접타격을 가져온다.
 
한국이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도 지역상권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이 있는 거제조선소는, 넘치는 물량으로 풀가동하고 있지만 막상 지역상권에 활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80%가 외국인들로 거제시에 소비를 하지 않고 받는 급여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이다.

2010년 후반 역시 중국의 저가공세로 장기침체에 빠졌지만 LNG 운반선 등 특수선박 기술로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초호황에 들어섰지만, 지난 침체기에 단단한 수직계열화가 무너지고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인 조선업의 앞길도 그리 평탄하지만 않는 듯하다. 돈은 순환해야 경기가 살아나는데 소비를 하지 않고 자기 나라에 돈을 보내니 지역상권이 살아날 수가 없는 것이다.

K조선은 호황이지만 거제시내 경기는 찬바람만 불어 상가 공실율이 역시 35.1%로 전국 최고로 높다. 물론 소비 트랜드 변화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고 직장마다 회식이 없어지는 사회적 요인도 있지만, 소비중심 상권이 쇠락하여 지방도시의 중대형 상가 공실율이 평균 15%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를 보노라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한국사회는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극과 극을 달리는 양극화 사회이다.
지금까지의 소비는 소비자가 발품을 팔아 시장이나 백화점으로 가 물건을 고르고 구매하는 오프라인 형태였다. 그러나 이젠 인터넷 플랫폼 온라인 시장이 펼쳐졌다. 방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물품을 구매하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시대이다. 여가 패턴과 소비 트랜드가 달라지고 있다. 틱톡. 카톡 등 동영상이 공급되면서 집에서 충분히 여가를 즐길 인프라가 구성된 것도 한몫 한 것이다. 그러니 쇼핑하고 중심상가를 나서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35%에 달한다는 통계 발표는 가족구성원의 붕괴로 소비 버팀목까지 약해지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고 경제가 취약한 우리 전북의 도심상가 공실율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산시의 GM공장이 폐쇄되고 조선이 떠나자 수 많은 협력업체까지 무너지면서 산단 주변의 상가는 유령화 되다시피 하였다. 전북의 전주를 뺀 모든 시군들이 인구소멸지역으로 구분되기 시작하였다. 전북의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니 전주시에도 상권이 무너지고 빈 상가만 늘어나고 있다.

소비를 절약하던 시대가 있었다. 근검절약하고 저축을 해야 하는 시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발시대에 맞는 사회상이지만, 지금은 일정 소비를 해주지 않으면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다.
기업마다 회식문화가 있어 1차 저녁식사 후 2차 술자리, 3차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유흥문화가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식당 주점 노래방 등 자영업자들은 계속되는 불경기로 사는 것이 죽을 맛이라 하면 이것 또한 정상이 아니다.

도시가 활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시장에서 장사가 잘 된다는 이야기이다. 한때 심야영업까지 성행하던 전주시내 유흥가는 자정도 못되어 문을 닫는 업소가 즐비하다. 골목상권은 오가는 사람이 없어 아예 스산하기만 하다.

도시가 활력 있는 것은 사람이 넘쳐나고 소비가 늘어날 때 만들어진다. 정부의 소비쿠폰도 약발이 떨어지고 추운 겨울은 닥쳐오는데, 손님이 없는 도심권의 상가들을 살릴 방법은 없는가?

장사가 안 되니 공실은 늘어나고, 은행 대출 연체율이 높아가는 악순환을 방치하는 것은 지방행정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도 있다.
일단 인구유출이 안 되도록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자. 기업유치를 국내 대기업에서 세계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하여 유인책을 제공하자.

전북특별자치도는 스스로 자치역량을 키우도록 정부가 배려한 지방정부이다. 새만금에 노조나 관세가 없고, 법인세도 10% 이내의 경제자유지역을 선포하여 세계적 기업에 문호를 활짝 열어주어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자.

지난달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 전북의 중심도시 전주가 새만금에 아주 가깝게 되었다. 새만금의 경제자유지역이 선포되고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새만금에 유치되면, 그 배후 중심도시에 전주가 있어 전주시의 소비가 늘어나고 도심 상권이 살아나는 그때를 그려본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이다. 당선된 도지사는 새만금에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고 많은 기업을 유치하여 그 배후도시 전주시 상권이 살아나고 공실이 없어지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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