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날씨가 좋았습니다. 여기저기 축제고, 곳곳마다 사람이 몰렸습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축제도 많지만, 처음 시작하는 축제도 있답니다. 2024년부터 시작했다는 김천 김밥축제는 올해 대박이 났다고 합니다. 인구 13만 명 김천시에, 이틀간, 약 15만 명이 몰렸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합니까. 아들도 딸도 내려왔고, 이쁜 손자손녀까지 데려왔으니, 어디든 가 봐야 할 것 아닙니까. 이맘때 그렇지 않으면, 두 내외라도, 나이 든 친구끼리라도, 어디든 다녀오고 싶은 것 아닙니까. 저희도 단촐하지만 임실 옥정호 붕어섬도 가보고, 임실 치즈축제도 가봤습니다. 치즈축제는 개막 전날에 들렸고, 붕어섬은 국화가 군데군데 시든 뒤였습니다. 축제는, 둘러보는 풍광도 있겠지만, 사람 구경 같았습니다. 어떻든, 그렇게라도 나들이했던 순간들이 모여 우리 삶의 절정을 이루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마다 간절한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얘기 같지만, 저는 요즈음 대학교 재학 중에 죽은 사촌동생 생각이 자주 납니다. 여름방학 동안 연극반에서 물놀이를 갔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들을 잃고, 수년 전 돌아가신 숙부님과 현재 나이 드셔서 앓고 계신 숙모님께서, 가슴에 얼마나 아픈 못이 박히셨을까,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디며 살았을까, 시도 때도 없이 그 생각이 나곤 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2014년 있었습니다. 제가 당시 현직에 있을 때인데, 침몰하는 뱃속에 갇혀 부모님께 마지막 보냈다는 문자를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얘기할 때는 눈물이 나고 목이 메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다가도 슬픈 장면이 계속되면 도중에 나옵니다. 누구는 저더러 ‘공감능력 부족’이라지만, 왜 이렇게 이 세상에 슬픈 일이 많아졌습니까?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사건은 또 어떻게 된 일이랍니까?
동남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범죄 사건은, 각종 언론을 통하여 언뜻 알려지는 바에 의하면, 대부분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데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 합니다. 엄청난 비극이 아닙니까?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국가의 공권력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믿을 수 있을 것인지, 막막한 생각이 듭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터무니없는 전쟁은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되고 있는 것입니까. 캄보디아는 그렇다 하더라도, 작금 우리 지구상에 제대로 민주적인 정치체제가 작동되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아슬아슬하게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일본이 전쟁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막았던 미국이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오히려 방위비를 올리라는 등 재무장을 독려하고, 나아가서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바란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스스로 힘을 키우고 단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정치가들이 문제입니다. 사실은 그런 정치가들을 뽑은 우리가 더 문제 아닙니까? 왜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국회의원이라고 뽑았습니까? 미국 텍사스주가 한반도의 7배 넓이랍니다. 현재는 한반도의 반쪽밖에 안 되는 땅덩어리에서 지역감정이 무슨 얘기입니까. 어디서 누가 무슨 얘기 어떻게 해도 선동적인 술수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정직한 사람은 스스로 정직하다고 하지 않고, 믿을만한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믿어달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정치체제 국가에서 선거는 나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뽑는 일입니다. 만약에 내가 사기꾼을 뽑으면 내가 사기꾼이 되는 것입니다. 전임 윤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했으니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합니까? 그 사람을 뽑은 사람들도 웬만큼 책임질 일입니다. 그런 가책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면, 그야말로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 삶을 어떻게 좀 더 순박하게 바꿀 수는 없겠습니까. 우선 별것도 아닌 우리 자만심을 웬만큼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사람은 모두 일정부분 비슷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자만심은 남들도 모두 가진 어떤 능력을 유독 본인만 가진 특별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무슨 완장을 얻어 차면 갑자기 달라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완장을 차면 “무슨 일을 해야 한다”라는 임무는 아예 잊어버리고, 먼저 어떤 권한이 주어지는지 알아본 다음, 권한행사에 열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능력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어떤 이는 노력하여 주어진 재능을 갈고닦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서 부를 이룹니다. 모두 존중해줄 분들입니다. 큰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벼락감투를 감투를 썼다고 뻐기는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를 검색해보면서 “우리가 몰라도 될 일을 너무 많이 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각종 선거를 치를 때 훌륭한 정치가를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무엇을 한번 잘못하면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마저 힘듭니다. 너무 많은 것 바라지 맙시다. 우리 스스로가 일하지도 않고 어떤 보수를 원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냥 각자 분수에 맞게 삽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교양이란, 어떻게 보면, 각계각층의 사람과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도연명의 귀거래사도 인터넷에서 찾아 읽고, 그렇게 아름답다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도 들어가며 삽시다. 삼례장에 갔더니 민물새우가 나왔습니다. 언제 민물새우 뭇국 드셔보셨습니까? 우리네 삶, 뭐 얼마나 별것이 있겠습니까. 언제나 마음이나 편안하도록 속 다스리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