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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世上萬事> 아름다운 죽음을 위하여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5.11.08 10:35 수정 2025.11.10 13:23

▮필자: 최공섭 프리랜서 PD

언젠가 한번은 만나는 죽음은 우리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하고 소중하게 하는 시간이다. 죽음은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가치있게 만든다.
↑↑ 최공섭 프리랜서 PD

지난 6월 27일 오후 4시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할 수 있는 축복을 얻었다. 이 지구에서 꼬박 93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어머니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엄마 편안하게 잘 가요. 나를 이 세상에 낳아 살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다음 세상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꼭 다시 엄마 아들로 태어나고 싶어요.”
 
은퇴를 하고 나서 복잡한 서울살이를 접고 귀향해 외롭게 홀로 살아오셨던 어머니의 마지막 5년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머니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며 여전히 “밥 많이 먹어라.”라는 잔소리와 “수염 좀 깍아라. 나이 먹을수록 깨꿋이 해야 냄새가 나지 않나!”라는 걱정을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지만,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의 삶에 있어서 마지막 축복의 시간이다.
그녀가 60년이 넘게 쓸고 닦은 집, 주무시던 침대에서 당신이 가장 귀하게 여긴 아들의 손을 잡고 떠나는 죽음은, 슬픈 이별이기 전에 그녀에겐 가장 복된 순간임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그동안 귀가 닳게 들어왔던 천당이니 지옥이라는 말들은 아무런 의미도,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죽음 앞에 놓여있는 것은, 그녀를 통해 태어나고 살아있는 다섯 명의 또 다른 생명이다. 어머니의 죽음은, 다섯 생명에게 남겨져 분명히 살아 어어진다는 것이다.
그녀가 장롱에 잘 간수해 놓은 자신의 마지막 옷 수의와 영정사진을 챙기고, 세상과 마지막 이별의 정소가 될 장례식장으로 떠나려 할 때 어머니를 모시러 온 장례사의 말 “제가 장례사가 된지 10년 가까이 되지만 이렇게 사시던 집에서 편안하게 돌아가신 분을 보기가 쉽지 않아요. 옛날에는 대부분 모두 이렇게 편히 자신이 살던 집에서 편안하게 떠나셨는데요….”

단군 이래 이제는 나이 90세가 넘고 100세를 넘기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치매, 고혈압, 당뇨, 관절염과 같은 고질병에 놓여있고, 요양병원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분들이 고령화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장례사의 말대로 편히 자신의 집에서 임종을 맞는 사람들이 흔치않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처럼 다른 모든 사람에게 이런 복된 죽음을 맞이하게 할 수 없을까?
1932년생 어머니가 겪은 수많은 고난과 가난한 시절을 어렵게 이겨내고 -오늘날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세계사에 유례없는 성과를 만든 근간이 되었던 세대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 3만달러 이상이면서 세계 10위권 경제력과 군사력 세계 5위, 글로벌 국력 순위 세계 6위, 국제특허 세계 5위의 나라로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분들이다.
이런 분들에게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복되게 이들이 이뤄낸 국가적 성장의 열매를 나누며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하게 할 수 없는 것일까?

전북의 노령화는 65세 이상 전체 인구의 22.2%로 전국 평균(17.5%)을 크게 상회하며, 청년 인구 유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 감소와 심지어 인구소멸위기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령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진안군, 임실군, 장수군, 순창군, 고창군 등으로, 이들 군지역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다.
비관적으로 노령화의 문제점을 논하기 전에, 전북에는 거의 100세가 되도록 잘살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기름지고 살기좋은 땅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않된다. 6,25전쟁 이후 극심한 보릿고개조차 거뜬히 여겨낸 강인한 사람들이다. 이런 노인세대를 잇는 다음 세대가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로 710여만명에 이르고, 우리나라 이들은 인구의 약 14.5%를 차지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6.25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해 형성된 세대다. 전쟁 이후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과 급격한 사회변화의 주축역할을 감당하였다. 그 이후 1,000만명 내외의 1965~1974년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희망 연령은 평균 65세이며, 2024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2%다. 이는 향후 계속 증가하여 2025년 20%,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지금의 40~60대를 낀세대로 표현하며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는 기대기 어려운 세대이다. 그보다 연령이 낮은 30대 이하는 기본적으로 부모를 모실 생각을 하지 않는 세대들이라고 하나, 자신도 자식에게 기댈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스스로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잘 계획하고, 운영하여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시류는 결국 생존을 위한 필수에 가깝다.

지금의 40~60대가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노년세대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지만, 보다 조화롭게 노년세대와 삶을 나누며 봉양하는 바람직한 방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노인 자살률이 39.9명으로 1위이다(한국생명존중 희망재단의 2025 ‘자살통계연보’). 이는 평균 16.5명보다 2.4배 더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현황은 우리나라 노인 자살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무엇이 대한민국 노인을 자살로 내모는 것일까? 또 우리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독거노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19.9%가 노인 독거가구이며, 노인 부부가구 58.4%, 자녀 동거가구 비율은 고작 20.1%, 기타 가구 1.7%로 나타났다. 노인 단독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단독가구가 직면한 가장 큰 아픔은 외로움과 질병, 준비되지 못한 노후생활비 3중 고통에 시름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발표한 고독사는 3,661명(2023년 기준)으로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4명이고, 남성(84%)이 여성(16%)에 비해 5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50~60세대가 전체의 6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독사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은 41%로, ‘삶의 위기상황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부족’이 40%로 가장 높았다. 이어 ‘1~2인 단독가구 증가’, ‘가족관계의 단절’ 등순으로 나타났다.
즉,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2%, 향후 계속 증가할 시점에서 혼자 사는 고령자 대부분이 연금(94.1%)을 받고 있지만, 그 금액은 월 58만원 정도이다. 실생활에 필요한 금액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노인의 삶은 녹록치 않다. 2024년 65~79세 고령자 57.2%가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고, 근로희망 사유는 생활비 보탬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고령자가 수령하는 연금수령액을 생각할 때, 쉬고 싶어도 쉴 수 없음을 짐작하게 된다.

이쯤에서 유심히 검토해야 할 점이 있다. 고독사 중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 점은 당연한 결과이며, 수도권 과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수도권 인구 집중은 우리 경제구조의 가장 큰 병폐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지역소멸과 연계되어 있고, 이는 수도권의 인구유입과 지역의 인구유출이 극심하게 대비되는 상황을 더욱 악화하게 한다.
현재 수도권 인구는 총 2,605만명이며, 전체 인구의 50%가 넘는다. 반대로 비수도권 지역 중 소멸위험 지역은 총 118곳에 이른다. 이러한 현황은 수도권 거주자들에겐 교통체증, 주택난에 따른 집값상승, 매연, 쓰레기 문제를 발생하게 하였다.
그러나 산업구조는 AI 경제구조로의 재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노동자가 필요한 인구 집중을 가져온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인 집약적 노동 중심구조에서 로봇나 AI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는 입장이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지역소멸과 연계되어 있어 지방이 살만한 곳이란 인식,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기반을 조성해 지역 청년세대의 이탈을 막고, 또 수도권 청년의 지방 이동을 촉진하는 방안을 모두 함게 찾아야 한다.
이 가운데 우선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방 이주방안이다. 그들이 어린시절 살았고 성장했던 곳으로의 귀향하여 단독가구로 살고 있는 부모가 살아계신 고향으로 돌아갈 때 귀향지원 정책을 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비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라면, 지역에서의 주거비용은 단번에 해결할 수 있으며, 남은 여유자금은 부족한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싼 수도권 아파트에서 반드시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족요양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때다. 이 제도는 자신의 가족 중에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수발하는 것이다. 그 조건으로 수발하는 분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보호받는 분은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부모이면 된다. 그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 직계가족, 형제자매,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등이다. 노인장기요양등급 1~4등급이면 가족요양보호사가 수발이 가능하며, 가족요양보호사가 치매전문교육을 받으면 5등급도 가능하다. 하루 60분, 20일 기준 월30~40만원 수준이다. 90분 31일이면 월70~80만원 수준의 국가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시․군 단위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가족요양제도를 활용, 홍보하면 더 많은 40~60대 은퇴 베이비부머 세대를 유입할 수 있지 않을까.

AI 시대에는 단순·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힘든 노동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져 대부분의 도시생활에서의 은행 업무나 콜센터, 제조·조립 라인, 운송·배달직 등은 이미 자동화와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단순 반복업무는 AI로 대체되지만, AI가 못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창의성이 높고 비판적 사고, 데이터 분석 능력 등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 복잡하고 비싼 서울 수도권에서가 아니라 풍요롭고 넉넉한 자연과 함께 하는 지방에서 늙은 부모세대와 함께 살아갈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예술 분야나 음악 등 창작,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심리상담이나 관리 분야 등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진 지혜와 경험을 통해 AI 기술을 조금 학습, 체득하면 감성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노령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는 전북, 특히 진안군, 임실군, 장수군, 순창군, 고창군 등이 나이들어도 함께 살기 가장 좋은 곳, 진짜 살만한 곳으로 인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린시절 추억이 살아있는 가장 살만한 물좋고 공기좋은 전북은 은퇴자들 뿐만 아니라, AI 시대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넉넉하고 풍요로운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너스로 아직 살아 계신 부모님과 마지막을 같이 소통하고, 여유롭게 어울려 사는 재미와 또 다른 인생과 새로운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이 60이 넘었지만 아직도 젊음이 팔팔한 은퇴자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5년간 외롭게 혼자서 살았던 어머니와의 동거를 통해서 확실하게 경험하였다.
더구나 전북은 늙어서 돌아와 진짜 살기 좋은 땅이다. 때마다 시절마다 먹거리나 마시고 놀거리가 풍성한 땅이다. 상다리가 부서지게 차려진 전주한정식에서부터 맛갈나는 비빔밥, 막걸리 한 주전자면 넉넉한 안주거리와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가맥점들 널려 있다.
더구나 오랫동안 쌓인 전통예술의 멋이 어울려진 고장dl 전북이다. 전주대사습놀이부터 전국 유일의 지평선을 내다 볼 수 있는 김제지평선축제, 신석기시대부터 살기좋은 땅으로 세계 최대의 고창 고인돌유적지 등 볼거리, 먹거리가 지천인 곳이 바로 전라북도이다.
1000만명이 넘는 은퇴자 세대가 마지막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땅 전라도! 그곳에는 60이 넘어도 걱정하는 부모님의 따스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땅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된장찌게를 끓이며 하시던 말 “늙어서도 잘 먹고, 잘 마시고, 편히 놀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여!”라며, 다독거린 전라도의 땅은 은퇴자 뿐만 아니라 미래 AI 시대를 준비하는 누구에게나 깨끗한 산과 가장 넒은 들판이 열려있다. 가장 복잡하고 공기 나쁜 서울과 수도권의 좁고 비싼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넉넉한 삶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전라북도이다.
 
은퇴자 세대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 깨꿋한 산과 갯벌이 살아있는 서해바다가 있는 지역에서 건강한 노년을 즐기며 살기를 권한다. 
도시의 어두운 골방에서 외롭게 맞이하지 않고, 우리 어머니가 맞이한 평안하고 아름다운 죽음! 이러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곳, 역시 자연이 살아있는 지역, 그 중 최고는 전라북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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