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회 전국체육대회가 지난 10월 14일 1주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북 구미 일원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지 못해 서울 전국체전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수많은 선수들이 전국체육대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아쉽게도 올해 전국체전은 고등부만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돼 치러졌다.
그것도 대회 개최 직전에 결정이 되면서 일선 체육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방안이었다고는 하지만 고등부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일반부와 대학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전북 또한 전국체전을 위해 지난 1년간 구슬땀을 흘렸던 선수와 지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체전을 하지 않으면 경기력 향상을 도모할 수 없고, 결국은 전문체육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등부만 출전했음에도 전북은 이번 대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고등부 체육의 핵심인 전북체육고등학교가 선전했고, 학교와 경기단체와 협력을 이끌어 낸 전북교육청의 지원과 후원도 한몫했다.
전북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면밀한 전력분석으로 다메달 획득이 가능한 종목에 선수트레이너를 현장에 파견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마사지/테이핑 등)과 함께 전북스포츠과학센터에서도 2개 팀을 구성, 종목별 밀착 지원과 심리지원으로 선수단 지원에 만전을 기했다.
또한 민선체육회장이 선출된 이후 첫 종합체육대회를 치른 전북체육회 정강선 회장은 개막일부터 1주일 동안 선수단과 함께하면서 종목별 격려와 성원으로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전북체육 육성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체육시설 인프라 구축과 학교체육 활성화, 대학·실업팀 확대에 주력해 2022년 제103회 전국체전에 대비하겠다.”면서 “불출전 종목 최소화를 위해 비인기종목 학교팀, 대학팀, 실업팀 창단 및 우수선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유관기관(전북도, 전북교육청, 종목단체, 시군체육회)과 긴밀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전북체육 재도약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전국체전 결과= 지난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북 구미 일원에서 개최된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에 전북은 금메달 19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6개 등 총 6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기준으로 종합순위 10위에 랭크됐지만, 기존방식대로 점수제로 환산할 경우 종합순위 7위 성과를 기록했다.
당초 고등부 기량이 뛰어나 종합순위 5위를 노렸으나 예상치 못하게 단체종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전북은 총 41개 종목 가운데 36개 종목 702명(임원 241명, 선수461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불출전한 5개 종목은 카누, 핀수영, 철인3종, 스쿼시, 에어로빅이다.
대회 첫날 펜싱 여고 에뻬 개인전에서 이나영(이리여고)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역도 임병진(순창고, 81kg급)이 3관왕을 달성했고, 레슬링 김경태(전북체고, G67kg급,F70kg급)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그레꼬로만형과 자유형을 모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전국체전 육상 남고부 출전 사상 최초로 문해진(전북체고)이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2관왕에 올라 전북 육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체급종목인 태권도와 레슬링, 개인단체 종목인 소프트테니스, 펜싱, 기록종목인 자전거, 사격 종목도 선전하면서 전북 고등부 체육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줬다.
반면 우승후보였던 핸드볼 남성고가 동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고, 축구 영생고, 농구 전주고 등이 금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아 은메달에 머물러 아쉬움을 더했다.
특히 다수확 메달 종목인 기록종목 부진은 앞으로 전북체육계에 남겨진 과제로 떠로랐다.
특히, 양궁과 체조 종목은 노메달을 기록해 선수 육성과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대회 단체종목 가운데 우승을 거머쥔 팀은 여고부 자전거 전북체고(단체추발)이었며, 준우승 팀은 축구 영생고, 농구 전주고, 자전거 전북체고(개인도로단체), 펜싱 남고 전북제일고, 배드민턴 성심여고 등이다.
3위 팀은 소프트테니스 여고 순창제일고, 핸드볼 전북제일고, 배구 남성고, 사격 전북체고(공기권총단체), 펜싱 남고 전북선발(에뻬 단체), 펜싱 여고 이리여고(사브르와 에뻬) 등이다.
◇전북체육고 약진= 이번 대회에서 전북체육고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전북체고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를 포함해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 등 총 26개의 메달을 획득, 전북체육회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는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체전이 열리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비하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먼저 자전거 종목에서의 약진이다.
당초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목표로 출전했던 자전거는 이번 대회에서 금1개, 은2개 등을 획득하며 주목을 받았다.
전북체고는 최근 들어 단체경기인 4K 단체추발에서 3위를 기록한 것 외에 5위나 6위 등 중위권에 머물러와 이번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임미영 지도자의 지도 아래 하계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결과 이번 대회에서는 2위와 월등한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전북체고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와 고가인 자전거 장비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충분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육상종목도 괄목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한 문해진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 육상종목 성적은 전북육상 40년 가깝게 이루지 못한 성적으로, 특히 남고부에서 금메달 획득은 전북육상연맹 뿐 아니라 전북체고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결과는 최점동 감독이 직접 훈련에 관여한 것으로 풀이되며, 당초 문해진은 3위를 목표로 출전했지만 대한민국 육상계가 떠들썩할 정도로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 이슈로 떠오르게 한 장본인이 됐다.
또한 올해 전국대회에서 전관왕을 차지한 해머던지기 김윤서도 올해 금메달을 전북에 안겼다.
여기에 레슬링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다.
대회 막판을 장식한 레슬링은 김경태의 2관왕을 포함해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를 획득하는 기분좋은 소식을 전했다.
이 같은 성적의 중심에는 전북체고 박재중 교장이 중심에 있다.
체조 엘리트 선수 출신이며 전북체고 1회 졸업생인 박재중 교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선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전북체고 김영훈 감독은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전북교육청, 전북체육회와 더불어 전북체고가 한 팀이 돼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면서 “코로나19 시국에도 훈련에 열심히 임해 고른 종목에서 성적이 났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의 지원= 올해 전국체전은 2018년, 2019년 소년체육대회 역대 최고 선수들이 현재의 고등부로 참가했다. 최고의 기량을 가졌지만, 학생 신분이다 보니 학교나 지도자의 관리 감독이 절실한 시기다.
이번 전국체전 성과의 밑바탕에는 이들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했고, 이를 위한 해당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했다.
“소년체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전국체전에서 성공한 경우는 35%에 불과하다”라는 조사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순창고 역도 3관왕 임병진이다.
임병진은 지난 충북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거머쥐며 파란을 일으켰다.
임병진의 천부적 기량과 인성을 그대로 유지해 올해 전국체전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던 또 다른 선수는 현재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꾸준한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에서 실패한 탓이다.
또한 단거리에서 2관왕을 배출한 육상이나 효자종목인 레슬링의 경우 협회와 지도자가 똘똘 뭉쳐 협업한 결과다.
이와 같은 성과에는 전북교육청의 든든한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재정자립도가 거의 하위에 가까운 전북이지만 전북교육청의 재정적 지원은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크다는 분석이다.
부족함이 없는 전폭적인 지지를 비롯해 학교운동부의 체질 개선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 지원도 한몫했다.
구타나 인권유린 등 학교운동부 민원이 5년 전에 비해 90% 줄어든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또 도내 14개 시군이 특화종목을 발굴하고, 열악한 종목을 꾸준히 지원한 갓도 이번 대회 성과의 든든한 영양분이었다는 분석이다.
전북교육청의 학교운동부 5개년 프로젝트의 완성이며, 그 결실인 셈이다.
전북교육청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학교운동부에 대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학생 수가 감소해 운동선수가 줄어드는 환경도 있지만, 오히려 학교장의 관심 부족을 더 큰 원인으로 여기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모든 학교에 학생선수에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식, 구조를 변경하고, 고사위기에 있는 종목을 지역특화종목으로 변화시켜 생활체육과 연계한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해 여자 농구는 선수가 부족해 참가조차 하지 못한 실정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활성화시키고 엘리트 체육과 접목을 한다면 이런 현상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정감사를 마치자마자 전국체전 현장에 달려가 선수들을 격려한 김승환 교육감의 전폭적인 지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전북교육청 강양원 장학관은 “폐쇄된 운동부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전북교육청과 각종 경기단체와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며 “앞으로도 학교운동부 체질 개선과 선수 육성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향후 전국체전= 올해 전국체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전한 체전이 되지 못했다. 대학부와 일반부가 제외된 고등부만 참가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에 비하면 한결 나아졌지만, 완전한 체전이 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고등부만 출전한 것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이번 고등부 출전은 대학진학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규모 대회가 열리지 않아 이들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등부는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 대학진학이 완료된 상태로, ‘대학진학을 위한 전국체전 개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다.
차라리 방역대책을 깐깐하게 세워 예년처럼 모든 종목에 걸쳐 대회가 개최디었어야 맞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굳이 축소해 개최한다면 고등부 대신 일반부가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부 역시 최근 2년 동안 전국 단위 대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당연히 선수들 성적이 없어 이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수들 성적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일반부나 실업팀 입장에서는 난감하기만 하다. 실력이 하향된 선수는 계약을 해지하고 기량이 좋은 신규 선수들을 영입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수들 역시 제대로 된 대회가 없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전국체육대회를 목마르게 기다렸지만 고등부만 참가한 것에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실업팀 감독은 “대회가 언제 열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연습만 했는데 목표가 없으니 연습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손만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신입 선수 영입을 통해 팀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재계약을 통해 다시 도약을 노려야 하는 입장에서 이도저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밝혔다.
한 실업팀 선수는 “막연하게 연습만 하고 있다. 올해 전국체전이 열리면 그동안 쌓은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선수생활은 한정돼 있는데 시간만 보내는 느낌”이라면서 “고등부만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낙심했다. 우리가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대회가 열리지 않아 발생하는 경기력 하락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대부분 실업팀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게 됐다.
올해 올림픽만 하더라도 평소 10위권을 유지하던 대한민국은 그 이하로 밀려난 성적을 거뒀다.
향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기력은 더욱 떨어지게 돼 하위권 수준에서 맴돌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상위권을 유지했던 일본의 경우 엘리트 체육을 소외하고 생활체육으로 관심을 돌렸다가 올림픽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일본은 부랴부랴 전문체육 중심의 체육행정으로 되돌아섰는데, 그 전철을 우리가 밟는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때문에 올해 체전은 코로나19가 변수라고 했더라도 방역을 철저히 함으로써 무관중으로 치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체전을 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고등부만 개최하는 것은 코로나19와 관계가 없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나왔다는 목소리다.
더욱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체육정책이다.
올해만 해도 고등부만 참여 결정도 체전이 임박해서야 정해졌다. 이 같은 상황을 알 수 없는 일선 실업팀과 대학팀은 맹렬히 연습에 임했고, 참가불가라는 소식에 허탈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여기에 소년체육대회마저 폐지되고, 전국학생체전 형식으로 치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고등부는 전국체전에서 소년체전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다는 이야기도 수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소문이 퍼져 나오면서 일선 체육현장에서는 혼란만 생기고 있다.
체육계 한 인사는 “체육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려면 체육계와 학계, 원로체육인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 불과 몇 명이 머리를 맞대고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좋은 방안은 다양한 계층의 여론수렴 뒤에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형식과 절차를 밟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