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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歲月談論> 무너지는 敎權, 회복의 길 찾아야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5.06.05 10:18 수정 2025.06.05 10:18

■ 필자: 조남수 한삼코라(주) 회장/ 칼럼니스트

- 歲月談論> 무너지는 敎權, 회복의 길 찾아야

2023년 7월 서울 초이초등학교에서 임용된 지 얼마 안 되는 신규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민원으로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었다. 올해에도 제주시 한 중학교 3학년 담임 40대 모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 스트레스 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고가 또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건은 경쟁사회에 내몰린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과도한 교육 열정과 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운 정부와 학교 당국의 학생인권만을 강조한 사회적 조류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교권은 침해당하고 교원은 혼자 속앓이를 하다 극단적인 길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핵가족 사회에서 자유분방하게 보호받고 자란 아이들의 버릇없는 일탈행동이 학교에서 무수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학생들 때문에 교원은 스승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교원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학내 생활을 지도하여 사회에서 건전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육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요즈음 같은 한두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학습 및 생활 지도행위에 대하여 과민반응하거나, 체벌이나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판단되면 교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주저하지 않거나 전화․메시지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선생님에게 압박을 가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 교권이 침해되었어도 혼자 감당해야만 하고 과도한 행정 속에 고립된 민원 대응, 마음을 다했던 학생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비난받는 상황이 얽혀져 무력감과 좌절감, 또는 체념으로 발전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교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유가족이 입을 닫고 보도가 안 되었을 뿐이지, 상당수의 교사들이 악의적인 학부모 민원 때문에 생을 달리하고 있어 안타깝다.

# 교원들, 학생 생활지도 한계에 부닥쳐

교육은 나라의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 발전의 100년 앞을 결정짓는 미래의 초석을 놓는다는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이다.

교육의 중심은 교원과 학생으로, 학교라는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그 중심의 한쪽 축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계층 간을 이어주는 사다리가 교육인데, 공교육은 붕괴되고 사교육은 번창하고 있다.

부유층은 아이들을 사립학교에서 시작하여 특목고를 거쳐 명문대에 진학하는 선택적 교육을 받아 경쟁사회에서 일반 학생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일반 학교에서는 문제아에 대한 격리도 어렵고, 학습 이외에도 생활지도를 겸하고 있어 그 옛날 선망의 대상이던 교사, 존중받던 스승은 어디로 가고 인기도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예전에는 교직원의 만족도가 70%가 넘었으나 2023년도 교원 만족도는 23%로 이하로 나타났고, 이직을 고민하는 교직원의 수는 현재 60%가 넘어 ‘교권이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여론조사도 70%나 된다.

수업 중인 선생님을 향해 교단에 누어 촬영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욕을 하고, 심지어 빗자루로 때리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이 동영상에는 손으로 선생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밀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마디로 학생들이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말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원시 모 중학교 학생이 50대 남성 체육교사에게 수차례 야구방방이를 휘둘러 갈비뼈 골절 등 전치 4주 중상을 입히기도 하였다. 학생은 선생의 수업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폭행한 것인데, 이렇듯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욕설이나 물리력 행사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 조사에 의하면, 교사들의 폭행․상해 피해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2024년 518건으로 무려 5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요즈음은 자는 아이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 깨우려한 행동이 성희롱으로 신고된 사례가 있듯이, 학생들과의 신체접촉은 자칫 오해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우리 고장에서도 오래 전 부안 모 중학교 송 아무개 교사가 ‘다리를 떨면 복이 떨어진다’며 학생 무릎을 툭 친 것이 ‘주물렀다’며 성추행혐의로 신고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고 무혐의가 되었으나, 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의 조사와 징계처분 권고 결정으로 교사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었으며, 끝내 목숨을 끊었던 사례가 있다.

이는 민원이 제기되면 교원은 마땅히 보호막이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라고 쓴 학생들의 탄원서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교실에서 떠들거나 대항하는 등 학생들의 수업방해 행위가 있어도 교원의 권한은 매우 소극적이거나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동학대처벌법과 같은 족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이 학생들의 선생님 괴롭히기 수단으로 악용되어도 교원보호 대책이 작동되지 않는 것은 정부나 사회가 학생들의 인권을 일단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한 생활지도 방법일지라도 학부모가 문제를 삼고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는 달리 대책이 없게 된다.

# 학부모 민원에 교사는 나홀로 속앓이

학생 생할지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민원성 문제가 다수나 전체가 아니라도 학부모들의 갑질민원에 교원은 주눅이 들기 마련이고, 결국 피동적인 의사전달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떠들거나 잠을 자더라도 선생으로서 적극 질서를 잡지 못하고, 방임식으로 교육을 하게 되는 것이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라는 옛말처럼,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던 교권은 이제 시궁창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학교에 불려가 연신 죄송하다고 했던 그 시대에서 지금은 가해 학생 부모라도 오히려 큰소리 치고, 민원에 소송까지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교사는 학폭 같은 문제 학생에게 체벌은 꿈도 못 꾸고, 학생이 교사에 물리력을 행사해도 방어하다 아동학대에 휘말릴까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교원이 참다못해 약간의 위력만 행사해도 교장. 교육청으로부터 징계받고, 학부모가 고발하면 경찰에 조사받고 망신당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교권침해의 현장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이끌어야 할 교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상책이다. 잠을 자든, 소란을 피우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교사로서의 생존방법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의 고전 ‘주역’에 의하면, 교육은 산수몽(山水夢) 괘(掛)로, 배우는 학생이 선생의 가르침을 믿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다.

선생의 가르침을 믿게 하려면, 학생이 배우기를 원하는 의욕이 자발적으로 생기도록 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규율을 엄격히 하고 외부의 악으로부터 보호해주어야 하며, 선생에 대한 존경과 믿음이 있도록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교육의 원리를 3000년 전에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면서 정보를 익히고 IT 통신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유분방한 학생들에게 옛 교육 원리가 적합한 지는 의문이 들지만, 인간의 기본 인성을 가르쳐 사람다운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의 바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생이 부모와 함께 선생을 선생님으로 대우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결과적으로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다.

# 선생은 바른 人性 키우는 창조주 역할

선생은 단지 지식만을 전수하지 않는다. 몽매한 어린아이가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창조주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칸트는 교육에 의해서만이 인간답게 된다고 하였다. 인간은 자연상태 그대로는 이미 인간다운 인간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단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에 불과한 것으로, 태어난 그대로의 인간은 몽매한 것이다. 그대로 방임하면 동물 이상의 발전도 못하고 동물이 갖지 못한 인간으로서의 재능도 키우지 못한다.

교사로부터 배움은 지식의 전달만이 아니다. 학생 각각의 적성을 파악하고, 소질을 개발하여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데, 이 것은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에 달려있다.
주입식 교육 못지 않게 중요한 자발적인 창의적 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신뢰와 믿음이 전제되어야 효과를 발휘한다.

단지 사람으로 태어난 몽매한 아이들을 장차 국가와 사회에 역량을 가진 인재로 길러내는 것은 교육이고, 그 교육의 핵심에 교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교원들이 지금 학생과 학부모들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에만 해법을 의존하지 않고, 범 정부의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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