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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의 눈>> 창립 60주년, 두 쪽으로 갈라진 '재경남원향우회'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5.01.06 09:27 수정 2025.01.06 09:27

조정 역할 선배 없이 시류에 휘둘리고, 고향에선 두 손 놓고, 감정의 골은 깊어가고….

지금 두 쪽으로 갈라져 반목하고 있는 재경남원향우회를 둘러싼 낯부끄러운 모습이다.

남원향우들의 수도권 모임체인 재경남원향우회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64년 4월 27일 서울 삼청공원에서 박병진 향우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며 출범한 재경남원향우회는 그동안 30만 남원향우들의 구심체 역할을 하며 고향 남원과 향우들의 소통과 화합, 지역발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면면을 이어왔다. 지금도 그 역사와 역할을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최근 재경남원향우회는 두 개 단체로 나뉘어 정기총회와 6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주변의 말을 종합해 보면, 그 원인은 회장 임기를 둘러싼 갈등이 발단이었다고 하는데, 현임 회장에 반기를 든 회원들이 세를 모아 따로 단체를 만들어 분가한데 따른 것이다.

어찌 각자의 상황과 판단, 감정을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만은, 서로 화합하고 결속돼야 할 향우회 구성원들이 싸움도 안에서 해야지 밖으로 나가 판을 부수는 일은 볼썽사나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향우회 60주년 행사를 두고 단체 명칭을 사용하는데 법적다툼까지 일어나 ‘재경남원향우회’, ‘재경남원시향우회’로 각자 따로 행사를 치르니 안팎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남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일이라 세세한 내용을 알기가 어렵지만, 고향 남원에서는 ‘이건 아니다’라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향우들 사이에서도 애써 말을 아끼지만 ‘이제 그만 서로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다시 합쳐야 옳지 않겠나’라는 불편한 속내가 내비친다.

향우회라는 게 동질성과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 화합해 정을 나누는 게 기본적인 바탕이다. 얼마나 많은 이익과 명예, 권력이 있기에 ‘우리’를 둘로 나눠 니것내것을 찾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향우회 임원진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돈,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하는 것이 다 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성취감도 있고 나름 명예도 뒤따를 수 있겠지만 역대 회장, 임원진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 보다는 ‘우리’를 위해 봉사한 것이 그나마 챙길 수 있는 자부심이라고 한다.

감정소비가 많아지면 골은 더욱 깊어갈 수밖에 없다.

고향 지역사회나 남원시도 그냥 눈치만 보며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다.
인구소멸도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남원시가 그래도 희망을 갖고 미래로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에는 우리 모두의 화합과 결속이 꼭 필요하다.

정당이나 정치인이 아니어도 가족, 모임, 단체, 조직 어디에든 정치라는 것은 보편화돼 있다.

2025년은 단합과 성장의 한해가 될 수 있도록, 60년 동안 쌓여온 남원재경향우회의 경험과 연륜이 뛰어난 정치력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전지협=남원뉴스 박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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