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위르겐 힌츠 페터 기자와 목숨을 건 사선을 넘나들며, 광주시민의 친구가 되어준 영화 ‘택시운전사’ 실존 인물 김사복씨의 제40주기 추모행사가 12월 19일 오전 10시 광주 풍암운리성당에서 개최된다.
김사복추모사업회(대표 정성홍)는 “故 김사복 씨가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참혹한 상황을 목도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1984년 12월 19일, 만 52세(1932년 생)에 짧은 생을 마감했으며, 그는 자신이 겪은 고통 속에서도 타인의 고통을 껴안았던 사랑의 실천자였다”고 전했다.
또한 2024년 12월 19일이 40주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시민들이 앞장서서 “광주시민의 생명의 은인을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에 따라 광주시민사회(30여 시민단체)와 광주광역시의 협력으로 추모행사를 거행한다고 밝혔다.
김사복추모사업회 고문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자리가 아니라, 한 인간의 용기와 희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라 전하며, “김사복 씨의 삶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서로를 돌보고 사랑했던 인류애적 실천의 상징”이라며 “그분의 삶을 통해 오늘날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연대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A씨는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첩은 5·18 참상을 가장 먼저 전 세계에 알리는 자료로 평가받는다."면서 "당시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빠른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우리는 인지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이 사진첩을 부친의 서재에서 몰래 본 13세 소녀 한강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소년이 온다』를 쓰게 되었는데, 이 사진첩을 가능하게 했던 힌츠 페터 기자와 그 적극적 조력자 김사복씨의 용기는 결국 노벨문학상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실존인물 김사복씨는 함경남도 원산 출신으로 강릉과 부산에 이어 서울에 정착해 호텔 전용 택시운수업을 운영하던 중 1980년 5월 20일~21일, 23일~24일 두 번에 걸쳐 위르겐 힌츠 페터 기자를 광주로 안내했다. 당시 전두환 내란세력의 전국비상계엄령 하에서 광주로의 잠입은 목숨을 건 엄중한 상황이었다.
추모식에는 고인의 장남 김승필 씨 등 유족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 미사는 12월 19일 오전 10시 풍암운리성당 김선웅 주임 신부가 집전하며, 강론 시간에 고인의 추모 영상을 방영할 예정이다.
유족 김승필씨는 “아버님께서 임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은 ‘김대건 신부님’이었습니다. 그 말씀 한마디가 저를 여기까지 지탱하게 한 큰 힘이었습니다."라며 "진실 앞에서 행동하고, 사랑 안에서 살아간 아버님의 제40주기 행사를 가톨릭신자의 의례로 풍암운리성당에서 추모행사를 거행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