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진보당 전종덕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비례대표)은 의료급여 수급자인 임산부가 실물카드 없이 '가상계좌 적립' 방식으로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받는 탓에 병원·약국 창구에서 신분이 드러나는 부담과 결제 불편을 함께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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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종덕 국회의원. 진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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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가입 임산부가 국민행복카드로 결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원 대상이 연간 1,500명 이하로 적어 별도 시스템을 만드는 행정비용에 비해 통합 실익이 크지 않다며 카드 통합에 선을 그었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대상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형평성 문제를 행정편의 논리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복지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2026년 8월) 의료급여 수급자 가운데 출산한 사람은 총 7,073명이다.
의료급여 수급 임산부는 일반적인 건강보험 가입 임산부와 달리 실물카드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병원·약국 창구에서 자신이 의료급여 지원 대상임을 직접 알려야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두 제도는 지원 금액과 범위가 같고, 지급 방식만 다르다. 건강보험 가입 임산부는 건강보험공단 지사나 전담 금융기관에 신청해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는다. 이 카드로 병원과 약국에서 일반 카드처럼 결제한다. 반면 의료급여 수급 임산부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에 신청한다. 지자체가 대상자를 선정해 건강보험공단에 알리면 본인 몫의 지원금이 가상계좌에 적립된다. 병원·약국은 '요양기관 정보마당'에서 이 잔액을 조회해 진료비를 차감한다.
지원 금액은 두 제도 모두 태아 1명이면 100만원, 쌍둥이 이상이면 140만원 이상이다. 임산부 본인과 2세 미만 자녀의 진료비·약제비에 쓸 수 있다.
현장에서는 수급자가 신분을 밝혀야 하는 부담에 결제 지연까지 겪는 이중고가 확인됐다.
의료급여 수급자를 지원하는 한 의료급여관리사는 "어떤 수급자는 창피함 때문에 임신 초기에만 병원을 찾고, 이후에는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정작 병원이나 약국에서도 이런 지원 방식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수급자와 의료기관 직원 모두 난감한 상황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실은 이처럼 지원 방식이 둘로 나뉜 것 자체가 실질적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가입 임산부는 카드 한 장으로 소득수준을 드러내지 않고 결제한다. 반면 의료급여 수급 임산부는 진료와 조제 때마다 저소득층임을 알려야 한다. 이는 원치 않는 신분 노출과 낙인효과,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원실은 "단순한 홍보 부족 문제가 아니라, 매번 신분을 밝혀야만 작동하는 제도 설계의 구조적 한계"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대상자가 적어 국민행복카드로 통합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은 연간 1,500명 이하인데, 카드 방식을 도입하려면 카드대금 청구·정산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이 행정비용을 고려하면 통합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내놓은 개선 방안은 의료급여기관과 약국 등 현장 홍보 강화뿐이다.
전 의원실은 대상자가 적다는 복지부 설명이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저소득층 대상인 에너지바우처와 기저귀바우처는 이미 국민행복카드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의원실은 두 바우처는 통합했는데 왜 임신·출산 진료비만 어려운지 물었지만, 복지부 답변서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의원실은 또 복지부가 내놓은 현장 홍보 강화로는 창구에서 신분을 밝혀야만 작동하는 구조를 바꿀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종덕 의원은 복지부에 국민행복카드 통합이나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의료급여 수급자라는 이유로 출산이라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까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창구에서 본인이 저소득층임을 밝혀야만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지금의 방식은 수급자에게 또 다른 낙인을 찍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건복지부는 행정편의적 논리에서 벗어나, 형평성의 관점에서 국민행복카드 통합 또는 신분 노출 없는 대안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