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초록을 통해 생명의 감각과 삶의 건강함을 이야기하는 강희경 작가의 유리회화 '초록의 시간' 전시회가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강희경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풀과 나무, 하늘과 바람을 바라보며 자연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작가에게 자연은 단순히 재현해야 할 풍경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을 환기하고 삶의 감각을 되살리는 존재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 놓인 ‘초록’ 역시 단순한 색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분과 빛의 농도가 느껴지는 풀잎의 초록, 봄빛을 머금은 연초록의 싹, 강렬한 햇빛 아래 생생하게 흔들리는 짙은 초록은 작가에게 건강한 삶과 정신의 충만함을 상징한다.
강 작가는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기억에 따라 형태와 색을 단순화하고 변형한다. 이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과 희망,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화면에 담아낸다. 자연을 바라보는 일이 곧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특히 유리는 작가의 작업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매체다. 작가는 판유리 위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소성하는 유리회화 작업을 통해 빛과 색, 투명성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해 왔다. 버려진 폐유리를 작업재료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녹이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을 결함이 아닌 작품의 표현 요소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흔적은 때로 바람의 자국처럼, 때로는 자연의 땅 표면처럼 작품에 남아 빛과 만나 또 다른 생명력을 만들어낸다. 자연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살아가는 작가의 태도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재료의 선택과 표현 방식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강 작가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미술대학에서 유리조형을 전공했으며, 35년간 유리를 매체로 자연과 일상, 생명의 서정을 표현해 왔다. 최근에는 35년간의 작업여정을 정리한 '나의 스테인드 글라스 이야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빛을 머금은 유리와 자연의 초록이 만나는 강희경의 '초록의 시간' 전시회는 자연을 바라보는 일이 어떻게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빛과 색, 자연의 생명력을 천천히 감각해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추석 당일인 9월 25일에도 오후 시간 전시장을 개방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 마지막 날인 9월 27일(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는 ‘작가와의 대화’와 유리회화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은 작가에게 직접 작품과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유리회화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