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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원역사 광복절에 기습철거 “시민·의회 무시 행정”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6.08.25 09:12 수정 2026.08.25 09:32

남원시의회 ‘사업시행 중지 요청’에 남원시는 철거 강행
지역 시민사회단체 “의회 조롱하는 행정이다” 여론확산

남원시의회의 시행 중지 요청과 시민사회단체의 철거 반대에도 옛 남원역사 철거가 휴일에 기습적으로 진행되면서 지역사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와 남원시의회는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 철거되는 옛 남원역사. 남원시는 광복절 법정공휴일에 철거를 진행해 남원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남원시의회는 시민 여론을 수렴한 뒤 지난 8월 14일 남원시에 ‘만인공원 내 구역사 및 플랫폼 철거공사 외 1개 사업 시행중지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만인공원이 시민생활과 밀접한 공간인 만큼, 철거에 앞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시민 의견, 향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회는 “철거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향후 사업 추진에 앞서 의회와 충분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며 사실상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남원시는 의회의 공문이 발송된 지 하루 뒤인 8월 15일, 광복절 법정공휴일에 옛 남원역사 철거를 전격 진행했다.

광복절 공휴일임에도 강행된 철거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의회를 조롱하는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8월 17일 현장을 방문한 남원시의원들은 이미 상당 부분 철거가 진행된 모습을 확인하면서, 집행부가 의회의 공식 요청에도 사전 설명이나 협의없이 철거를 강행했다는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남원시는 “만인공원 조성사업은 오랜 숙원사업으로, 확정된 행정절차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며 “2028년까지 해당 부지를 역사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남원시는 “지난 10여 년간 공청회와 설명회, 공모전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의회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옛 남원역사 건물에 대해서도 “1986년 건립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낮다”라는 전문가 의견을 근거로 철거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남원시의회는 “시의 설명과 실제 과정에는 괴리가 크다”며 반박하고 있다. 특히 철거 전 충분한 검토와 시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공문 취지와 달리,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절차적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남원시의 사업 추진방식도 논란이다.

남원시는 만인공원(304억), 생태공원(100억), 읍성 및 북문 복원(330억) 등 총 734억 원 규모 사업 가운데 일부가 올해 착공되지 않을 경우, 국비 38억 원과 도비 50억 원 등 총 88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9월 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고 11월 매장유산 발굴조사를 마친 뒤 내년 본격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이 같은 ‘예산 반납 불가피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비 50억 원의 경우, 당초 옛 남원역사를 리모델링해 전시관으로 활용하는 사업에서 출발했으나, 문화재 발굴 지연으로 변경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또한 향기원 일대 생태공원 조성을 우선 추진할 경우, 예산 반납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안적 접근도 가능하다고 본다.
 
매장문화재 발굴과 별도로 근현대 건축물의 활용가치를 평가해 보존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역사 건물을 즉시 철거하지 않고 주변 부지를 먼저 조사한 뒤 유구 분포에 따라 단계적으로 판단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8년 당시 100억여 원 규모로 옛 남원역사를 리모델링해 ‘길문학관’으로 활용하려던 계획이 있었던 만큼, 단순히 문화재적 가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철거를 결정하는 것은 정책 방향에 따라 가치 판단이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옛 남원역사 철거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의 집행부와 의회의 견제와 감시, 협력이라는 기본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원시는 지난 8월 7일 국토교통부 지역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인공원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만인공원 조성사업은 사업기간 2017~2027년, 연면적 8만2,635㎡에 옛 남원역 일원을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도심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만인공원은 만인의총과 광한루원 등 남원의 대표 역사·문화자원과 인접해 있어 역사와 문화,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 녹색공간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호남지역본부 김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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