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되면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많아지고, 다음 날 아침 술이 덜 깬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숙취운전’인데, 본인은 정신이 말짱하다고 느껴도 실제 혈중알코올 농도는 여전히 기준치를 넘는 경우가 흔합니다. 형사 사건 현장에서 만나는 의뢰인들도 “몇시간 자고 일어났으니 괜찮을 줄 알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당속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입니다. 체중 70kg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보면, 소주 1잔 또는 맥주 1캔(약 355ml) 정도만 마셔도 이 수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소주 1병을 마셨다면 대략 0.06% 이상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이미 면허정지 수준을 훌쩍 넘습니다.
개인의 체질, 공복 여부, 수면 시간, 안주 섭취량 등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전날 늦은 시간까지 여러 잔을 마셨다면 다음 날 오전까지도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라면, 몇시간 잤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음주측정 거부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는 단순 음주운전보다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입니다. 형식적으로 측정기에 입만 대고 제대로 불지 않거나, 자리를 피하거나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끄는 행위도 모두 측정거부로 인정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측정을 거부하고 시간을 끌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명백한 오해이며, 오히려 사건을 더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것은, 측정 전 구강에 남아있는 알코올 성분을 없애기 위해 물로 입을 헹굴 것을 경찰에 요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전에 마신 술이나 구강청결제 성분이 측정 결과를 왜곡 할 수 있기 떄문에 마련된 정당한 절차이며, 요청한다고 해서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측정 자체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되며, 정상적인 협조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휴가철 숙취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입니다. 전날 과음했다면 다음 날 운전 계획은 과감히 미루고,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만약 이미 단속되었거나 관련 통지를 받았다면 초기 대응이 처분 수위를 좌우하는 만큼, 최대한 빨리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사실관계와 절차상 문제를 꼼꼼히 짚어보시기를 권합니다.
▮필자: 임재홍 변호사= 전주 출신으로 법무법인 에이케이 변호사로 할동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