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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벙커, 8월8일 다원예술프로그램 선뵌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6.08.03 09:34 수정 2026.08.07 09:17

공연․전시․워크숍 등 ‘Please, Place, Pulse’ 진행
9월 3일까지 공연연계 미디어아트 전시 이어져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벙커'에서 8월 8일 전자음악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퍼포먼스, 예술감각 워크숍이 결합된 다원예술 프로그램 ‘Please, Place, Pulse’이 개최된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전쟁에 대비해 행정·군·경의 지휘와 통신 기능을 수행했던 전북 전주시 소재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의 장소성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다. 프로그램은 공연, 전시,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자음악가·문화기획팀·시각예술가들이 협력해 기획됐으며, 어반스트라이커즈 전주의 전자음악 공연, VC프로덕션의 미디어아트 전시, 무해한예술실험의 감각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기획의 출발점은 ‘벙커’ 라는 공간이 단순한 피난처로 몸을 숨기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외부의 위협과 위기상황에서도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기존 ‘벙커’ 의 역사적 기능으로서의 연결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통신이었고, 생존을 위한 신호였다.

그러나 동시대에서의 ‘연결’ 은 다른 맥락으로서도 해석된다. 생존과 보호를 위한 기능을 넘어, 우리를 지치게 만들기도, 때로는 우리를 위협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화면 안에서 끝없이 흘러내리는 피드의 영상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알림, 계속해서 연결되어야 한다는 피로감 등 ‘Please, Place, Pulse’는 벙커를 통해 피난해야 하는 ‘위협’을 오늘날의 정보 과잉과 끊임없는 ‘연결’ 에서 찾아내며, 벙커의 역할을 확장한다.

‘Please, Place, Pulse’는 각각 부탁(Please), 장소(Place), 리듬(Pulse)이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들었다. 서로 다른 세 단어들을 하나의 신호처럼 끊어 읽으며,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의 장소성에서 새로운 맥락을 찾아내고, 머무르는 순간을 통해 장소에서 비롯되는 감각과 머무름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리듬을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으로 프로그램 제목으로 정해졌다.

프로그램은 한강 작가의 미디어아트 전시가 1관에서 진행되며, 오전 10시에 김보미 작가의 ‘신호차단구역’, 오후 2시에는 김지현 음악치료사의 ‘수상한 신호’ 워크숍이 있다. 참여자들은 향과 소리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정보와 자극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경험한다.

오후 7시부터 6관에서는 전자음악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가 결합된 다원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DJ CASHTRAY, SINGLE LEG, 부산의 DJ JO, 광주의 DJ KAMAWAN 이 함께 참여하며, 시각예술가 차창욱, Yisan(이산) 작가의 미디어 퍼포먼스가 함께 진행된다. 반복되는 비트와 공간 전체를 활용한 미디어 연출을 통해 벙커를 하나의 집합적 감각 공간으로 전환한다.

8월 8일 공연이 끝나지만, 9월 3일까지 공연과 연계된 미디어아트 기획전시가 진행된다.

기획을 맡은 독립큐레이터 한 준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벙커’를 단순히 과거의 군사시설이 아닌, 동시대 감각을 회복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라는 공간에서, 전자음악과 미디어아트, 워크숍 등 우리의 신체 감각과 멀게만 느껴지는 매체들을 활용해 머무름과 휴식의 시간을 제안하고자 했다”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신호 속에서 느끼는 피로에서 잠시 멈춰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리듬과 장소를 발견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원예술 공연 ‘Please, Place, Pulse’는 8월 8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다. 공연 이후에도 연계 전시는 9월 3일까지 이어진다. 입장료는 1만원. 문의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070-4117-8860)오 하면 된다.

◇ 한 준 독립큐레이터가 말하는 ‘Please, Place, Pulse’ 기획 의도

우리는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
‘Please, Place, Pulse’를 기획한 한 준 독립큐레이터는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벙커(Bunker)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사람과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폐쇄형 공간이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대피해야 하는가?
‘Please, Place, Pulse’는 정보 포화 시대의 신호 폭격들에 대항해 ‘보호’라는 벙커의 역할을 감각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자꾸 쓸려가는 사회의 속도 속에서 스스로 머무를 수 있는 대피의 시간을 만든다. 끊임없이 요구되는 연결과 응답, 포화되는 신호들, 계속해 흘러들어오는 정보 표류 상태에서 벗어나 필요한 신호를 다시 구별하고, 스스로 선택한 감각에 머무를 순간들을 제안한다.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나가며 감상하도록 설계된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의 흐름을 잠시 멈춰 우리가 놓쳐오던 감각들을 다시 만나게 한다.
일시적으로 집합적인 몰입을 진행하는 레이빙, 반복되는 비트와 미디어아트가 만들어내는 공동의 몰입은 당연스럽게 걸어나가야 할 것 같은 일상을 비틀어버린다. 비물질적이고 개인화된 디지털 신호들과 신체적이고 동시적인 레이빙을 통해 같은 공간, 같은 비트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들은 너머의 신호들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을 마주하게 한다.

우리는 무엇과 마주할 수 있는가?
발을 땅에 딛고 멈추고 나면, 자신의 감각에서부터 뻗어나오는 신호들을 마주하게 된다.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도 모르는 채로 끝없이 오가는 새로운 신호들 사이에서. 잠시 닻을 내려, 머무를 자신의 맥박을 발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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