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세상을 열고 있는 ‘아리랑’ 떼창
“기껏해야 100년이면 다 사라지는데 사라지는 것이 진정 존재했던 건가? 그런 의문을 잠재우기 위해 정신없이 스토리를 써대지. 살아있는 한 스토리를 써야 한다면, 이왕이면 웃기게…”(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중에서, 박해영 작가)
JTBC 토․일요일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첫 공개 이후 2회 만에 넷플릭스 코리아 ‘오늘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의 한 대목이다. 세상을 웃기게 한 장면들이 진정으로 웃푸게하였다.
그 첫 번째 장면은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 월드투어’에서의 아리랑 떼창이다. 어떻게 그런 장면이 전 세계 TV나 SNS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는가. 그 누구도 기대하거나 바라는 장면이 아니었는데도 공연장에 울려 퍼진 아리랑 떼창은 온세상을 놀라게 했다.
BTS는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근정문-흥례문-광화문-월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왕의 길’을 통해 무대에 올랐다. 첫 곡은 ‘바디 투 바디’였다. 전날 발표된 방탄소년단 정규 5집 <아리랑>의 수록곡으로 민요 ‘아리랑’ 일부 선율이 실려 화제에 오른 노래다.
광화문 광장 공연에서 무대가 최초 공개됐고, 한국인의 대표적인 정치성을 담은 노래가 시작되고 난 이후 더 놀라운 아리랑 떼창이 어어졌다.
“한국의 역사적인 공간인 광화문에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세계에 보여주는 역동적인 무대를 선물하겠습니다.”(개릿 잉글리시 공연총괄 프로듀서)
넷플릭스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라이브 이벤트인 이 공연은 세계 190여 개국으로 생중계되었다. 광화문 일대는 공연 하루 전인 20일 오전부터 BTS 팬덤 ‘아미(ARMY)’를 비롯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광화문 공연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세계로 송출하는 최초의 라이브 이벤트란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 일본-미국-멕시코에 울려퍼진 ‘아리랑’
BTS는 지난 4월 17~1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투어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BTS의 신보 ‘아리랑(ARIRANG)’의 수록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무대에서 ‘아리랑’ 선율이 흘러나오자, 일본 현지 11만명 관객들이 다 함께 한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해외 공연장에서 아리랑 떼창이 울려 퍼지는 것이 이번 투어의 가장 ‘아이코닉한 순간 가장 상징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바였다. 100년 전 일제 식민시절 금지곡인 ’아리랑‘,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를 11만 명의 일본 팬들이 함께 불렀다는 점에서 문화적 충격이 되었다. 특히 일본 팬들의 ‘아리랑’ 떼창은 문화의 경계를 넘는 음악의 힘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었다.
이어 BTS는 지난 4월 25일 미국 플로리다의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아리랑’ 북미 투어를 시작해 엘패소, 멕시코시티, 스탠퍼드, 라스베이거스 등 5곳에서 15회 공연을 펼쳤다. 이곳에서의 공연은 전회차 모두 전석 매진됐으며 탬파와 스탠퍼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팬들의 성원에 1회 공연이 추가됐고 추가 회차도 모두 매진됐다. 북미 투어에서 84만 명의 ‘아리랑’ 떼창은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한 장관이다.
1921년 개장한 스탠퍼드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가수는 콜드플레이에 이어 BTS가 두 번째로, 세계적인 공연장마져 BTS 투어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된다.
미국 공연에서 역시 팬들이 만든 장관으로, ‘보디 투 보디’ 무대 도중 ‘아리랑’ 선율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사전에 준비한 태극기를 일제히 들어올렸다. BTS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가든 아미(팬덤)들이 ‘아리랑’을 떼창해주실 때 가장 전율이 돋고 가슴이 울컥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 서부의 실리콘 밸리의 심장 스탠포드가 BTS에 완전히 잠식당했다.” “이 정도 인파는 난생 처음 봅니다!”라며, 미국 언론을 경악시킨 공연, 미국 투어의 포문을 연 탬파에서는 7만5000명 규모 콘서트장 앞 메인 도로가 굿즈 텐트와 팬들로 인해 일 주일간 전면 폐쇄되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이 직접 보라색 장신구를 착용하고 환영 영상을 제작하는 등 도시 전체가 BTS를 맞이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스타디움 공연에서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3만5000명 이상의 팬들이 경기장 주변에 운집해 인근 도로가 일시 통제되기도 했다.
미국 공연에서 ‘아리랑’ 떼창은 미국 팝 콘서트 사상 최초의 일로 기록되었다.
멕시코 공연에서도 ‘아리랑’ 떼창은 이어졌다. BTS가 멕시코시티를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월드 투어 ‘아리랑(ARIRANG)’ 공연을 앞두고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인 팔라시오 나시오날(Palacio Nacional)을 방문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약 40분간 환담을 진행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들을 ‘귀빈 방문객(Visitantes Distinguidos)’으로 예우하며 정부 기념패를 전달했다. 기념패에는 BTS가 음악을 통해 멕시코 청년들에게 영감을 주고, 존중과 공감, 다양성 그리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데 기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BTS 음악이 “우정과 평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라고 언급하며 각별한 환영의 뜻을 전하고, 공식 환담 이후 BTS 멤버들은 대통령과 함께 발코니에 등장했을 때 대통령궁 앞 대형 광장인 소칼로(Zócalo)에는 이들을 보기 위해 5만여 명의 팬들과 시민들이 ‘아리랑’ 떼창과 보랏빛 응원봉으로 가득 채웠다.
◇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세계로 전파
우리와는 전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입과 입으로 부른 아리랑 떼창, 이게 가능한 일일까! 수만여 명이 같이 부르는 ‘아리랑’은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제작된 이후 100년여 만에 전 세계가 같이 부르고 있다.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어떤 가수가, 어떤 팝 스타가 수십만 명의 외국인 관객에게 자기나라 전통민요를 따라 부르게 할 수 있을까!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르는 떼창문화는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아리랑’ 떼창은 즉흥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BTS의 팬덤 ‘아미’는 공연에 대한 감사와 응원으로 아리랑의 멜로디와 가사를 학습하고, 그 뜻과 가사를 팬덤끼리 공유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뉴미디어인 유튜브나 X(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전 세계 팬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위버스샵(Weverse Shop)에서 BTS를 따르는 팬덤의 숫자는 3,237만 명에 달한다. 이 중 1,160만명(2025년 3분기 기준)이 이른바 ‘활성 이용자’로 분류된다. 활성 이용자는 주기적으로 위버스에 와서 굿즈를 사고 각 지역 공연에 적극적으로 팬 활동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러한 팬덤 커뮤니티와 데이터가 BTS를 중심으로 한 K-컬처 사업의 핵심 자산이며, 적극적인 팬덤에 의해 아리랑 떼창이 미리 준비되어 온 것이라.
이렇게 공연을 공유하는 문화 또한 매우 신기한 현상이며, 그 배경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가 전통적인 CD 앨범과 공연수익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굉장히 빠르게 선택한 것에 있다는 분석이다. 음원도 다운로드를 해서 저장해 듣기와 또한 좀 더 쉬운 스트리밍을 통해 K-팝을 즐기고 공유하며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세계 시작은, 스마트폰과 유튜브에 기반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2012)의 세계적인 히트에서다. 가장 먼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고 무선 데이터를 확보한 한국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타임지는 “한국의 가장 위대한 수출품, K팝”이라면서 “전 세계 가장 ‘핫(hot)’한 장면이 지구상 최고의 무선 액세스를 가진 국가(the nation with the best wireless access on earth)에서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초고속 인터넷이 최초로 상용화된 우리는 특유의 ‘공유문화’를 키워왔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과 유튜브 시청 문화 확산은 개인의 미디어 소비를 극대화했다.
싸이에 이어 2013년 데뷔한 BTS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삼성 등 휴대폰 산업을 필두로 한 IT 강국 이미지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 대중’에 호소하고, 또 휴대용 기기에서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보고 듣는’ 데 압도적인 K-콘텐츠가 시너지를 이끌면서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했으며, 아미라는 적극적 팬덤이 수백만 명이 같이 한 목소리로 영어가 아닌 한국어 떼창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BTS의 팬덤 ‘아미’는 단순한 응원조직을 넘어 글로벌 사회운동과 문화 생산을 주도하는 능동적 문화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음악 소비를 넘어선 자발적 번역 및 콘텐츠 확산, 대규모 기부 활동, 그리고 수평적인 연대가 핵심이며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이다. 특히 2020년 BTS가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자, 팬들도 이틀 만에 동일한 금액을 모금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존의 위계적인 팬클럽 문화와 달리, 아미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수평적이고 분산된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되며 한국, 미국, 유럽 등지에서 아미를 연구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열릴 정도로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 지명, 기대 크다
원더풀 코리아의 또 하나 장면이 지난 6월 7일 조용히 시작되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뒤를 잇는 IT 기업 대표와 중기부장관 경험을 쌓은 한성숙 총리후보 지명이다. 이는 중기부장관 취임 1년 만에 총리로 초고속 승진한 이례적인 기록이며, 동시에 참여정부 시절 한명숙 전 총리 이후 약 20년 만의 여성 국무총리이다.
한성숙 총리 지명자는 1967년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태어나 의정부여자중학교와 의정부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89년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85학번)를 졸업했다. 2007년 NHN에 입사하여 검색품질센터 이사, 서비스1본부 본부장, 서비스총괄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제12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맡았다. 네이버 대표이사 시절 네이버가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영상 플랫폼 V LIVE와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쇼핑), 네이버 웹툰 부분 유료화 등을 주도했다.
한 총리 임명은 그동안 우리가 수십년 봤던 관행에서 벗어나 민주당 내부에서 잔뼈가 굵지도 않았고, 오랫동안 정치적 연줄을 댄 사람도 아니고,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신선한 인사라는 점에서 국민을 놀라게 했다. 오직 이재명 대통령의 AI 산업 육성과 디지털 대 전환의 국가 핵심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능력과 실적 중심의 인사로 IT 전문가로서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실적, 국회와 협치, 각 부처간의 조율, 국가적 위기대처 능력 등… 오늘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유심히 지켜볼 때이다.
이 대통령이 한성숙 장관을 국정 2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중도·실용 이미지를 부각하고, 인공지능(AI) 대전환, 민생, 경제 중심의 국정 운영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중기부 장관으로서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왔다. 그 바탕에 민간에서 쌓아온 혁신 마인드와 개혁 의지 그리고 모두가 성장해야 된다는 상생의 철학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이재명 정부의 김민석 총리까지 민주당 정부의 총리직은 주로 여권 중진 정치인이 맡아왔지만, 정치인 출신이 아닌 만큼 '깜짝 발탁'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청와대는 능력 중심 실용주의 인사이며 이미 중기부 장관으로서 검증된 국무위원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과거 200년 전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산업사회가 빠르게 저물어 가고 있는 오늘 새로운 디지털 문명으로 변화되는 시점에 한성숙 총리 후보 지명은 우리를 설레게 하고, 우리 역사에서 처음 만나는 문명 대전환의 기회를, 새로운 디지털 문명으로 대전환을 이끌어 내는 이재명 정부와 한성숙 총리에게 기대하게 된다.
철강 조선, 자동차등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업은 물론 반도체, 빅데이터나 AI, 블록체인의 소프트 웨어 기술까지 갖게 된 우리, 이 모든 것을 갖고 있는 나라가 그리 많지 않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동방의 작은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와 함께 새로운 미래 디지털 문명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중심에 바로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가 예상한대로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탐사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인류의 일상과 산업이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는 미래에 우리가 당당히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본다. 그가 강조하는 10가지 핵심 미래 예측으로 인공지능(AI)과 초지능의 등장, 진화해 인류 전체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AGI)이 도래할 것이다.
의사·화이트칼라 직업도 사라지고 고도의 정밀함과 방대한 데이터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최고 외과의사의 능력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더불어, 인구수보다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대신 노동을 수행하며 사회를 준비하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그러한 미래 준비에 가장 선두에 올라 갈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BTS가 보여준 ‘아리랑’ 떼창, K-팝, K-기술로 무장된 한국문화의 세계적인 부상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얼마 전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 주제가를 부른 K-팝 가수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이 재이다. 주제가 속에 한국어 가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라는 단어처럼, 언어가 달라도 눈물나게 만들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가슴이 뛰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1960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인터넷과 AI 3대 강국으로 우뚝 섰고, 월드컵 주제가처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나라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문명대전환 시대에 준비된 국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