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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事斷想> 생산성 기반의 ‘전북형 기본소득’ 제언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입력 2026.10.05 10:37 수정 2026.10.05 10:37

▮필자 : 강동희 군산대학교 명예교수

↑↑ 강동희 군산대 명예교수
지방소멸을 막기 위하여 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 등의 소득지원 정책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농촌지역에서 기본소득이 생활 안정과 지역 소비 촉진, 공동체 유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기본소득 정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성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기본소득이 단순히 성장의 결과를 나누는데 머물지 않고, 그 일부가 재교육·창업·혁신을 뒷받침함으로써 다시 지역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북형 기본소득은 ‘생산능력을 끌어 올려서 기본소득의 재원을 만들고, 기본소득이 다시 생산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로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는 전북의 산업 체질을 바꿀 절호의 기회입니다. AI 데이터센터, 로봇, 수소에너지 등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를 발판 삼아, 전북 14개 전체 시·군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1.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도내에서 선순환하는 부가가치’로

대기업 공장이 들어왔다고 지역경제가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장만 새만금에 있을 뿐 장비와 부품을 외지에서 가져오고 핵심 연구개발을 수도권에 맡긴다면 상당한 경제적 결실은 전북 밖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전북 산업정책의 눈높이도 달라져야 합니다. 얼마나 큰 금액을 유치했느냐보다 ‘투자로 창출된 부가가치 중 얼마가 전북에서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는가’를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전북 중소기업들이 현대차의 공급망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지역 청년을 얼마나 채용하는지,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에 연구개발 투자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를 핵심 성과지표(KPI)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가칭 ‘전북 부가가치 선순환율’이라는 지표를 통해 전북기업 구매 비율, 지역인재 고용률, 도내 연구개발 비중, GRDP 대비 민간설비 투자율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면 기업유치가 실제로 전북 지역 내 소득·고용·연구개발 및 재투자로 연결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서부권 첨단산업-동부권 특화산업’의 동반성장 구조를 만들자

현대차 투자의 효과가 새만금 주변에만 집중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서부권에서 만들어진 소득을 동부권에 단순히 이전하는 방식으로 균형발전을 추진해서도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새만금의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동부권도 연쇄적으로 생산성을 높여서 지역 외부에서 소득을 벌어들이는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남원·순창·임실과 무주·진안·장수는 농생명·식품·산림·관광이라는 분명한 지역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만금에 새롭게 뿌리내릴 AI·로봇 기술과 전북이 그간 쌓아온 바이오 역량을 접목한다면 동부권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고랭지 채소와 과수, 스마트팜에는 AI 생육관리 기술을 적용하고, 농업과 산림에서는 농작업 로봇·자율주행 농기계·무인 수확 및 운반 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습니다.
농산물은 단순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식품 가공, 친환경 브랜드, 유통·수출까지 지역의 가치사슬을 확장해야 합니다.
무주·진안·장수의 산림과 청정환경도 단순 관광자원으로만 볼 필요가 없습니다.
AI 기반 헬스케어, 치유농업, 산림치유, 장기체류형 관광 등을 결합하면 새로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새만금은 AI·로봇·에너지 등 첨단기술의 거점이 되고, 동부권은 자신의 농생명·산림·관광 자산에 그 기술을 결합하여 독자적인 산업 경쟁력을 키우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서부가 벌고 동부가 받는 구조’가 아니라 14개 시·군이 각자의 비교우위에 따라 산업을 고도화하여 함께 버는 구조입니다.
전주·완주의 탄소소재·자동차 산업, 군산·새만금의 첨단제조·AI·에너지 산업, 익산의 식품산업, 김제의 농업·농기계 산업, 동부권의 농생명·산림·관광 산업 등이 서로 연결된다면 전북 14개 시·군은 각각의 산업적 역할을 가지면서 긴밀한 광역 경제권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3. 14개 시·군의 산업 고도화가 기본소득의 재원이 되게 하자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14개 시·군의 산업 고도화가 기본소득의 재원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역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높아지면 기업이윤과 근로소득,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지방세수와 지역경제의 재정 여력이 확대됩니다.
여기에 태양광·풍력·수소·공공부지 개발 등 지역 공유자산에서 발생하는 신재생 에너지 수익, 지방공기업과 주민참여 사업의 배당수익 등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의 성과 가운데 일정 부분을 가칭 ‘전북 생산성·공유부 기금’으로 장기간 축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14개 시·군이 자신의 비교우위에 따라 서로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 성과의 일부가 기금으로 축적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전북형 기본소득의 재원은 장기적으로 다음 구조로 선순환되어야 합니다 : 산업 고도화 → 지역 부가가치·소득 증가 → 지방재정 여력 확대 + 공유자산 수익 증가 → 기금 축적 → 기본소득 지급.
이는 기본소득이 일반 재정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보다 지역경제 성장에 기반한 지급 구조를 갖추면 훨씬 지속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4. 기본소득은 다음 단계의 성장을 촉진하는 순환고리가 되어야 한다

끝으로, 지급된 기본소득이 생산성 향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기본소득이 단순히 소비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가 재교육·창업·디지털 전환·소규모 설비투자 등에 활용된다면 지역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촌 청년이 기본소득을 생활 안정의 기반으로 삼아 스마트팜 교육을 받거나 창업에 도전하고, 고령 농민이 공동영농, 농기계 공유, AI 영농 서비스를 이용하며, 소상공인이 디지털 판매망과 관광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기본소득은 단순한 소비 지원 이상의 경제적 기능을 갖게 됩니다.
지역화폐 역시 단순한 소비 촉진 수단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지역에서 지급된 소득이 지역 상점과 생산자의 매출이 되고, 그 매출이 다시 고용·투자·창업으로 연결되도록 지역 산업정책과 결합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계한다면 기본소득은 성장과 상충(相衝)되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성장의 성과를 주민에게 돌려줌과 동시에 다음 단계의 성장을 촉진하는 지역경제의 순환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벌어서 나누고, 나누어서 다시 성장하는 전북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는 향후 전북 산업 혁신의 출발점입니다.
앞으로 전북이 추진해야 할 핵심 산업 전략은 확실합니다 : 14개 시·군 산업 고도화 → 지역소득과 공유부의 증가 → 기본소득 재원 확대 → 주민의 소비 안정화와 재교육·창업·투자 증가 → 지역 생산성 재상승.
지역산업 성장, 서부권과 동부권의 균형발전 그리고 주민 소득 환원이 서로를 견인하는 ‘생산성 기반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할 때, 전북형 기본소득은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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